이제 2004년의 날씨가 11월에 접어들어 싸늘해지는 경기만큼이나 추워져갑니다. 외투깃은 어느덧 목살을 살포시 감추고 다니게끔 하늘을 향하여 날카로운 깃을 세우기 시작합니다.
진료실은 전립선때문에 내원하는 중년남성 그리고 노년기에 접어드시는 어르신들로 점점 분위기가 바뀌어 갑니다. 날씨가 추워지면서 남성의 전립선도 그만큼이나 경직되고 왠지 모르게 소변줄기가 약해지면서 자주 소변이 마려워집니다. 그리고 배뇨후에도 썩 시원치 못하면서 요도가 지릿지릿하기도 하지요. 왜 그럴까...
추운 날씨는 못된 놈의 전립선질환이 숨겨져 있었던 거북이 등딱지 속에서, 거북이 목을 쭈욱 내미는 것 처럼 전립선을 홀랑 발가벗기게 되지요. 내가 늙었나? 하초가 부실하면 남성기능도 쇠퇴해 가는데 마침 요즈음 밤에 잠자리도 시원치 않고...마누라의 눈치도 흘끔 봅니다. 친구들이나 동료의 술좌석에서 전립선이야기나 혹은 잠자리 이야기가 나온후 이런 저런 생각끝에 부끄럽게 비뇨기과를 방문하게 됩니다.
전립선으로 오시는 분들은 첫마디에 진단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만큼이나 전립선질환은 전형적인 특징을 우리 사람에게 얹어주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치료에 있어서는 전립선은 그리 만만한 기관은 아닙니다. 단지 20그램 정도 되는 밤알 모양의 그것이 심술을 부리게 되면 우리네 남성을 상당하게 괴롭히는 호두알처럼 단단하게 버티게 되지요. 난치성이라 불리는 만성전립선염, 평생을 치료해야 한다는 전립선비대증, 그리고 아직 실체가 뭔지는 모르지만 막연히 두려움을 자아내는 전립선암. 그것이 바로 요즘 추운 겨울을 맞이하는 여성들이 알지 못하는 남성만의 고민입니다.
하지만 전립선은 우리가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서 친구가 될수도 있고 미운 털이 될수도 있습니다. 대체적으로 전립선은 남성이 여성을 다루듯이 부드럽게 그리고 확실하게 제어를 해야할 필요가 있습니다. 전립선은 우리의 노력에 따라서 조절이 될수 있는 기관이기 때문입니다.
따스한 봄이 올때까지 전립선으로 하여금 고통을 받는 일이 없도록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것은 우리 남성이 여성을 사랑하기 위한 선결조건입니다.
강남가드비뇨기과 원장 김하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