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율 저하가 커다란 사회문제다. 다양한 출산장려정책을 펴고 있지만 젊은 부부들의 출산기피는 여전하고 특히 결혼연령이 갈수록 늦어지면서 임신 능력이 떨어져 아이를 갖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크게 늘고 있는 실정이다. 일반적으로 불임이란 부부가 피임하지 않고 1년 이내에 임신이 안 되는 경우를 말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최근 1년 이상 피임한 경험이 전혀 없는 기혼여성 6,39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불임발생률은 13.5%로 나타났다.
남녀가 결혼을 하면 50%가량은 결혼 첫달에 임신할 수 있으며 80% 정도는 첫 6개월 내로 임신을 한다. 피임을 하지 않고 있는 건강한 부부라면 1년 이내에는 대부분이 임신을 할 수 있다. 물론 3~4년 이후에도 임신하는 경우가 있지만 결혼 후 1년 이내에 임신하지 않으면 병원에서 진찰을 받는 것이 좋다.
불임의 원인 은 남자쪽이 30%. 여자쪽이 40%, 남녀 양쪽에 원인이 있는 경우는 30%다. 남성쪽의 원인으로는 정자형성 장애, 정자 수송로 장애, 정액 성분 이상, 사정기능 장애 등을 들 수 있고, 여성측 원인은 당뇨병, 신장병, 각종 호르몬 장애, 생식기의 기형, 중절수술 후유증 등이 있을 수 있다. 선천적 원인이 아닌 경우 나이, 비만, 흡연, 성병을 여성불임의 4대 원인으로 본다. 비만으로 인한 불임은 전체 불임 중 12%에 이른다. 반대로 과도한 다이어트로 인한 체중감소도 무배란 무월경을 불러올 수 있다.
특히 오늘날에는 만혼과 늦은 출산 경향이 불임환자 증가에 큰 원인으로 부각되고 있다. 여성 연령이 25세인 경우 결혼 후 5개월 후면 약 50%에서 임신이 된다. 그러나 여성의 나이가 35세 이후가 되면 임신능력이 현저하게 감소하게 된다. 그 이유에 대해 “여성의 난자가 나쁘거나 자궁에서 혈류가 감소하고 호르몬의 분비가 원활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질이 떨어지는 난자로 만들어진 수정란은 자궁에 착상하기 어렵고 착상이 되더라도 유산이 되기 쉽다”고 설명한다.
일반적으로 남성 불임 검사(정액검사)가 쉽고 빠르며 경제적이므로 남성이 먼저 검사를 받아야 쉽게 원인 진단 및 치료가 진행될 수 있다. 이 검사는 정액의 점조도, 양, 정자수, 정자 운동성, 정자 형태 등을 파악하고자 하는 것이다.
여성측에 오는 불임의 원인은 훨씬 복잡해서 검사도 다양하고 그 방법도 까다롭다. 먼저 호르몬 검사로 특별히 배란에 이상을 일으킬 수 있는 호르몬상의 문제가 있는지를 확인하고 초음파검사로 난소나 자궁에 이상이 없는지, 배란여부 등을 파악한다.
월경이 끝난 뒤 난관의 폐쇄유무를 알 수 있는 난관조영술을 시행한다. 또한 배란시기와 부부관계 다음날 자궁경부의 점액을 채취하여 이상이 없는지 알아보고, 황체기에는 황체호르몬 검사와 자궁내막 검사로 배란 여부 및 자궁 내의 기타 이상을 알아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이와 같은 검사를 다 시행했을 때 특별한 이상이 나오지 않는 경우 복강경 및 자궁경 검사를 시행하여 복강 내 자궁내막증 여부 등을 파악하게 된다.
임신을 위해서는 부부의 건강이 기본이 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규칙적으로 골고루 영양을 섭취하고 꾸준한 유산소 운동을 통해 좋은 난자와 좋은 정자 만드는 일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배란일에 맞추어 부부관계를 하는 것도 중요하다. 보통 28일을 주기로 생리하는 경우 다음 생리예정일로부터 14일 전을 배란일로 보면 된다. 정상적인 부부가 배란기에 맞춰 관계시 임신을 할 확률은 약 25%이다.
임신은 정서적 측면의 영향을 매우 많이 받기 때문에 심리적인 안정이 필수적이다. 전문가는 “불임환자의 경우 흔히 분노와 슬픔, 죄책감, 걱정 등의 감정이 수반되는데, 이러한 감정들이 뇌신경체계에 영향을 미쳐 여성호르몬 분비에 혼란을 주고 결국 불임을 악화시키게 된다”고 지적하고 “그 때문에 분노나 슬픔 등의 감정은 그때그때 발산하고 스트레스를 줄여 심리적인 안정을 유지하는 것도 불임치료의 중요한 부분이 된다”고 충고한다.
2005년 5월15일 경향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