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피임약을 복용한 여성은 평생 성욕 감퇴와 성적 불만족에 시달릴지도 모른다. 영국의 과학 전문지 뉴 사이언티스트는 "먹는 피임약으로 인한 성기능 장애가 평생 계속되는 것으로 보인다는 연구 보고서가 26일 워싱턴의 미국 임상내분비학회에서 발표됐다"고 이날 보도했다.먹는 피임약을 복용하면 여성의 성욕을 관장하는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의 분비가 줄어들면서 성욕 감퇴, 오르가슴 부재, 성행위 통증 등 성기능 장애가 온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피임약이 ▶난소의 테스토스테론 분비를 억제하고▶테스토스테론의 성욕 촉진 효과를 차단하는 물질인 성호르몬결합글로블린(SHBG)의 분비를 늘리기 때문이다. 다만 이는 피임약 복용을 중단하면 자연스레 해소되는 '일시적인 장애'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미국 보스턴대의 클라우디어 팬저 박사는 연구 보고서에서 "성기능 장애 클리닉을 찾은 125명의 여성을 조사한 결과 피임약 복용으로 생긴 성욕 감퇴는 피임약을 끊어도 회복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 중 62명은 조사 당시 피임약을 복용하고 있었고, 40명은 복용하다가 끊었으며, 나머지 23명은 피임약을 전혀 먹은 일이 없었다. 팬저 박사는 1년에 걸쳐 3개월에 한 번씩 SHBG 수치를 측정한 결과 피임약을 현재 복용하고 있는 여성은 피임약을 한 번도 사용한 일이 없는 여성들에 비해 SHBG 수치가 7배나 높았다고 밝혔다.
2005년 5월 28일자 중앙일보 기사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