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액의 사정이 되지 않는다?
27세 남성환자가 발기가 전혀 되지 않아서 방문하였다. 남성의 상징인 아침 발기도 되지 않거니와 실제 성관계를 시도하는 것은 꿈도 꾸지 못한지가 2년이 되었다. 환자에 대한 상담을 한 결과 소아형 당뇨를 진단받고 있었으며, 발의 신경이 무디어지고, 비뇨기 계통이 약해짐을 느낀다고 한다. 두 말 할 것도 없이 당뇨에 의하여 발기부전 현상이 일어나는 것이다. 검사 결과 신경전달기능, 간기능도 좋지 않았다. 발기부전 치료제인 먹는 약에는 반응하지 않을 정도로 신경계통의 손상이 심하였다. 아직 결혼도 하지 않은 총각인데, 걱정이 말이 아니다. 남성의 상징을 꼿꼿이 세우기 위하여 발기주사약물을 이용하여 발기력의 회복을 시도하였다. 벌써 1개월째 치료중이다. 이제는 발기가 된다. 환자가 기뻐한다. 성기에 대한 자극을 통하여 정액의 사정까지 시도해 보았다. 아, 그런데 정액이 나오지 않는 것이 아닌가? 사정하는 쾌감은 발생했으되, 요도 밖으로 정액의 사출이 되지 않는 것이란다.
일반적으로는 보기 힘들지만 성기능장애 환자를 지속적으로 진료하는 입장에서는 심심치 않게 볼수 있는 증상이다. 무사정증 이라고도 부른다. 무사정증의 원인은 크게 5가지로 대별이 된다.
첫째, 남성호르몬의 결핍증. 남성호르몬은 고환에서 만들어내는 것으로 혈중으로 분비하여 남성이 남성답게 살수 있도록 하는 묘약이다. 남성호르몬으로 인하여 사춘기 시절, 성인된 남성으로서의 성징이 완성되는 것을 기억하면, 얼마나 남성호르몬이 중요한 것인지 알수 있다. 남성호르몬이 부족하면 정액의 창고인 전립선과 정낭에서 정액의 분비량이 적어지게 된다.
둘째, 교감신경의 이상이다. 어떻게 교감신경의 고장이 일어날까? 예를 들면 고환암은 젊은 남성에서 잘 일어나는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고환암의 치료를 위하여 할수없이 고환암세포가 퍼질수 있는후복막임파선을 제거하게 되는데, 이런 경우 전립선과 정낭으로 뿌려지는 자율신경 신호가 파괴된다. 그리하면 사정근육의 수축이 되지 않게 되고, 정낭에서 정액의 누출과정이 혼란케 되어 무사정증이 발생하게 된다.
셋째, 약물치료 과정에서 발생하는 무사정증. 특히 비뇨생식기 계통에 대한 치료를 위한 알파차단제 약물 등이 방광경부를 느슨하게 만들어서 정액이 요도밖으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방광쪽으로 흘러 들어가게 되는 현상을 유발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즉, 사정은 되는 것 같으면서도 몸 밖으로 나오는 액체를 볼래야 볼수 없는 기이한 경험을 하게 되는 것이다.
넷째, 방광이나 전립선 질환을 치료하기 위한 방광경부 혹은 전립선에 대한 수술적 치료 이후에 발생하는 무사정증. 이 경우 고착되는 무사정증이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수술적 치료는 젊은 연령에서는 꼭 심사숙고하여 치료에 대한 결정을 하여야 한다. 무사정증을 일으키지 않는 수술법도 있으므로 반드시 의사와의 상담이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당뇨병이 있는 남성에게서 무사정증 현상이 일어날수 있다. 이 경우도 자율신경계통의 침범이 심한 경우에 사정된 정액이 신경장애로 인한 방광경부 근육약화로 인하여 역행하여 방광으로 흘러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서두에 진료실에서 만난 젊은 남성의 예가 그런 것이다. 다행히 아직 이 남성환자의 경우 사정시 쾌감을 느끼게 하는 음부신경 손상 까지 일어나지는 않아서 쾌감은 있슴이 다행이다. 하지만 향후 결혼하여 자녀를 갖고자 할때 정상적인 임신기능에 차질 이 있으므로, 이 환자는 평생 인생의 여정에 내가 뒤쫓아 가서 정상적인 남성으로서의 기능을 수행할수 있도록 해야 하는 나침반이 되어야 함을 느낀다.
무사정증은 심각한 현상이 아니다. 다만 그 원인이 무엇이고, 그로 인하여 일어날수 있는 결과가 얼마나 남성의 기능에 영향을 줄수 있는지에 대한 전인적 평가가 필요하다. 그에 따라서 적절한 가이드를 해 주어야 하는 신실한 작업에서 비뇨기과 의사로서의 할 바를 다시 한번 되새기게 된다.
강남가드비뇨기과 원장 글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