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이자제약은 10월 15일, 세계 최초로 선보인 경구용 발기부전치료제 ‘비아그라’가 국내 출시 10주년을 맞는다고 밝혔다.
◆비아그라 구입하려면 ‘부인 동의서’ 필요?
1999년 한 해 비아그라에 대한 종합일간지의 보도 건수만 해도 338건에 달할 정도로 비아그라는 뜨거운 관심 속에 출시됐다. 국내에서 정식으로 시판되기 전에는 비아그라를 국내에 반입하기 위해서 증빙서류는 물론, 타인에게 양도 및 판매를 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서약서를 의무적으로 제출해야 했었다. 비아그라가 국내에 첫 선을 보인 1999년, 전북 지역의 한 여성 단체는 비아그라의 사용 목적을 분명히 하기 위해 구미 시 ’부인 동의서 제출‘을 의무화 할 것을 주장하기도 했다.
◆비아그라 출시로 물개, 순록은 안도의 한숨?
비아그라 출시로 평화를 찾은 것은 다름 아닌 야생동물. 특히 정력에 좋다는 물개, 순록 등의 포획량이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2001년 4월 25일자, 월스트리트 저널은 비아그라로 인해 해구산의 수요가 줄어들었으며 이에 따라 물개의 포획량이 급감했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실제 해구산의 거래량이 4만 개에서 2만 개 정도로 50%가량 감소했으며 순록 뿔의 거래량도 98년을 기점으로 판매율이 72%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비아그라 신드롬’을 일으키다
2003년에는 시알리스와 레비트라가 출시되면서 발기부전치료제 시장에도 경쟁구도가 형성되기 시작했다. 이들 경쟁 제품의 출시로 2003년 하반기에만 발기부전치료제 시장이 500억 규모로 성장했고, 2003년 한해만 400억원대의 매출을 기록하며 이른바 ‘비아그라 신드롬’을 일으켰다.
◆가짜와의 전쟁 선포
관세청 자료에 따르면 2004년 한해만 총 318건의 밀수가 있었다. 속옷, 허리띠, 양말은 물론 복대, 신발 밑창 등 숨길 수 있는 곳은 어디든 가리지 않고 밀수를 시도했다. 이러한 문제점 때문에 화이자는 전직 연방 수사요원을 필두로 한 45명의 글로벌 보안담당팀을 구성해 국가 수사기관과 공조, 전 세계를 무대로 가짜 비아그라와의 전쟁을 시작했다.
◆발기부전 외 다양한 효능 밝혀져
2005년에 이르러서는 비아그라의 숨겨진 효능이 속속 밝혀지기도 했다. 특히 폐동맥 고혈압으로 혈압이 높아져 죽을 위기에 처한 신생아에게 생명을 구했다. 이 효과 덕분에 2005년 미국 FDA는 비아그라의 성분인 실데나필을 폐동맥 고혈압 치료에 이용하도록 승인했다.
◆정품 포장에 홀로그램까지 도입
가짜 발기부전치료제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이른바 ‘짝퉁’ 비아그라가 판을 치자 한국화이자제약은 정품과의 식별을 위해 겉면 포장에 보는 각도에 따라 색상이 변하는 새로운 홀로그램 화이자 로고를 부착했다. 정품의 경우 이 홀로그램이 직각으로 세우면 파란색으로 45도 누운 각도로 비스듬이 보면 보라색으로 변한다.
이현주 헬스조선 기자 jooya@chosun.com
2009.10.15 헬스조선 기사 발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