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하였는데,믿는 도끼에 발등을 찍힌 기분 입니다"
30대 중반의 미혼 남성 K씨는 검사 결과를 보면서 억울한 듯 하소연했다. K씨는 2개월 전에 한 여인과 우연히 만나 성관계를 가지게 되었다. 그때 그 여성은 K씨의 섹스 요구에 의외로 순순히 응하였고, K씨도 그 여성이 미혼이었기 때문에 부담감이 없이 성관계를 가졌다.
K씨가 안심을 한 이유는 그 여성의 직업이 이름 있는 회사의 관리자였기 때문이다. 행동 역시 세련되었기에 K씨는 부담 없이 그 여성과 애인 관계를 맺었고 주기적으로 성접촉을 하게 되었다. 물론 여자를 믿었기에 콘돔을 사용하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K씨는 갑자기 소변을 보고 나서 잔뇨감을 느끼면서 아랫동네가 뻐근하게 불편하였다. “괜찮겠지…” 하고는 며칠을 더 지내다 보니 소변을 보는 게 점점 더 불편해져서 클리닉을 찾게 되었다. K씨는 설마하였지만 성병이라는 말을 듣고는 충격을 받았다. K씨는 다른 여자와 성관계를 하지 않았고 더구나 애인에 대해서는 ‘문제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단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다.
남성들은 흔히 직업여성들이 성병을 보유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직업여성과의 접촉만 위험하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예외적인 상황도 많다. 이처럼 우연히 만난 애인으로부터 성병이 걸리는 경우를 클리닉에서 자주 볼 수 있다.
성매매는 부부 관계를 벗어나서 가장 쉽게 성관계를 가질 수 있는 방법이다. 일부 남성들은 성적 욕구를 주체하지 못하고 해소하여야 하는 속성 때문에 성매매를 애용(?)하기도 한다. 이러한 성매매는 많은 문제점을 야기시켰다. 그 중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성병이다. 최근 당국은 성매매를 근절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성매매 알선 처벌법’과 ‘성 매매 피해자 보호법’이라는 새로운 법을 시행하기에 이르렀다.
관련법이 시행되면 성매매는 눈에 띄게 줄어들고 대신 은밀히 이루어지는 성접촉이 증가할 가능성이 커진다. 그만큼 자유로운 성을 즐기는 분위기가 사회적으로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20~30대 76% “3개월 이내에 성접촉”
지난 20년 동안 한국은 경제적인 풍요로움과 함께 사회적으로 많은 변화가 있었다. 이중 성풍속의 변화가 가장 두드러진다. 보수적인 40~50대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20~30대의 젊은이들은 영화, 인터넷, 휴대폰 서비스 등을 통하여 성(性) 상품을 접할 기회가 많아졌다. 홍수처럼 밀려드는 서구 문화와 성담론의 양성화 흐름으로 인하여 개방된 성문화에 노출되어 많은 영향을 받게 되었다. 그리하여 일부에서는 쉽게 이성과 성관계를 하거나 심지어는 계약에 의한 동거까지 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경향은 어느 사회복지기관에서 조사한 통계에서도 볼 수 있다. 이 조사에 따르면, 20~30대 남녀 470명 중에서 76%가 이성을 만난 지 3개월 이내에 성접촉을 하였으며 1개월 이내에 이성과 성관계를 하는 경우가 11%나 되었다. 이에 반하여 성관계를 하지 않은 경우는 고작 10%에 지나지 않았다.
전반적인 사회 분위기뿐만 아니라 개인적인 성향에 의하여 음성적인 섹스를 갈구하는 경우도 무시할 수 없다. 부정적으로 섹스를 즐기는 사람들은 심리적 불안감과 왜곡된 성취감, 정복감 등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