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의 자격 고환
강남가드 김하영원장
30세 초반 남성이 오늘 고환통증이 있어 방문하였다. 엉덩이도 아프고, 오줌 누는 것도 불편하다고 하였다. 문득 2년전 방문 기록을 보았더니, 오른쪽 고환통증이 있어서 방문한 적이 있었다. 당시 오른쪽 고환과 그쪽 아랫배까지 통증을 호소했었다.
고환은 순수한 한국말로 “불알”이라고 말한다. 축구장에서 페널티 에어리어에서 방어막을 치는 방어진 선수들이 일렬로 공을 막으려고 설 때, 공만 막는 것이 아니라 불알을 막는 것을 쉽게 볼수 있다. 남성의 노출된 부위 중 가장 다치기 쉬우면서도 민감한 부위가 이곳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고환과 그 쪽 아랫배 통증까지 일어나는 원인으로는 스포츠를 하다가 다치거나, 사다리등에 걸터 넘어지는 등 외상을 들수 있다. 또한 고환을 매달고 있는 끈 구조물이 꼬이거나, 전립선염, 탈장, 고환염, 고환암, 때로는 신장결석 등이 그 원인이 된다. 여러 원인이 있기 때문에 고환의 통증은 세심히 관찰해 보아야 한다. 그리고 정확한 원인을 잡는 것이 좋다.
2년전 이 환자의 고환초음파를 찍어 보았더니 오른쪽 고환 내부에 물혹처럼 50원짜리 동전만하게 영상이 촬영되는 것이 아닌가? 이런 경우 보통 외상성 출혈이나 혹은 고환염을 의심할수도 있지만 영상소견을 보니 고환암을 배제할 수는 없었다.
추가적으로 혈액을 통하여 고환암 표식자 검사를 시행하였다. 보통 고환암은 통증이 별로 수반되지 않는다. 환자도 통증으로 방문했기 때문에 고환암부터 걱정하는 것은 기우지만, 초음파 검사 소견에서는 불안한 느낌을 배제할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고환암 표식자 검사 3가지중 2가지 검사에서 수치가 높게 나타났다. 그래서 “고환암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하였는데 그 뒤로 환자는 병원에 방문하지 않았다.
오늘 2년만에 나타나서 고환통을 호소하기에 어느 쪽 고환이냐고 물으니 왼쪽 고환이라는 것이다. 오른쪽 고환은 어떠냐고 물었다. 그제서야 오른쪽 고환은 2년전 그때 대학병원에 방문해서 고환암으로 판명되어 제거하였다고 하였다.
그럼 남아 있는 왼쪽 고환 하나가 지금 아픈 것이다. 설마 암은 아니겠지 싶어 왼쪽 고환에 대한 검사를 시행하였다. 다행히도 이번에는 순수하게 전립선염으로 인한 고환통이었다. 초음파 영상으로 남아 있는 고환 하나는 정상이다. 결국 오늘의 통증은 단순히 전립선염과 관련된 통증으로 판명되어서 약물치료로 가능하다. 그리고 또 하나 다행인 것은 그는 고환암 수술 전에 자녀를 2명을 이미 낳은 뒤여서 임신 관련 되어서도 걱정을 덜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남아 있는 고환이 기능을 잘 해주어서 성기능도 유지가 되고 있다.
남성에게 있어서 고환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익히 알고 있다. 고환은 남성호르몬을 만들어 성기능을 도와주고, 정자를 만들어 아빠가 될 수 있는 자격을 준다. 만약 고환 두 개가 모두 손상된다면 남자의 자격에 흠이 생기게 된다. 오늘 방문한 환자는 평생 한쪽 고환이 잘 유지되도록 주의해야 한다.
흔히 암은 고령자에서 나타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고환암은 35세 이하의 젊은 남성에서만 주로 발생한다. 그러므로 젊은 남성들은 고환이 아프다면 반드시 진찰을 받아 보는 것이 좋다. 오늘 방문한 환자를 2년전 고환암 검사를 하지 않았다면 큰일 날뻔 했슴을 생각하고 가슴을 씻어 내린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