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6학년 우용이는 요즘들어 몸에 조금씩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소위 말하는 ‘사춘기’가 찾아온 것이다. 그래서인지 우용이 주변엔 포경수술을 받은 친구들도 많다. 포경수술을 한 친구들은 마치 자기가 어른이 된양 행세를 해 겨울방학을 맞은 우용이도 부러운 마음에 비뇨기과를 찾았다.
겨울방학을 맞아 비뇨기과를 찾는 남학생들이 부쩍 많아졌다. 전세계적으로 보면 우리나라는 미국과 이스라엘,필리핀 처럼 포경수술을 아주 많이 하는 편에 속한다.반면 유럽, 남미, 일본 등은 거의 포경수술을 하지 않는다. 이스라엘 같은 경우엔 종교적인 이유로 100% 포경수술을 한다.이처럼 외국에선 포경수술을 안하는 나라도 많은데 남들이 다 한다고 해서 우리 아이도 꼭 포경수술을 해야만 할까. 여전히 포경수술에 대한 논란이 분분한 가운데 아직까지 비뇨기과 의사들은 대체로 하는쪽에 한표를 주고 있다.
◇본인이 원할 때,고래를 잡아야
한때(1980~90년대) 태어나자마자 포경수술하는 것이 유행했던 적이 있다. 실제 한동안 신생아들은 으레적으로 출생과 동시에 산부인과에서 포경수술을 받았다. 그러나 최근 미국 소아과학회에서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갓난 아이도 통증을 느끼는 것’으로 밝혀졌다. 즉 아무 것도 모를때 포경수술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잘못된 것임이 드러난 것. 연세우노비뇨기과 도성훈 원장은 “보통 초등학교 고학년에서 중학교 1~2학년 즈음에 수술을 받는 것이 좋다”며 “이때쯤이면 수술에 대한 공포심도 어느 정도 이겨낼 수 있고 남이 하기 때문에 자신도 하고 싶어하는 나이이며 음경 역시 수술하기에 적절히 자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도원장은 “포경수술은 절대 부모의 강압으로 이뤄져서는 안되며 아이들 스스로 원할 때 해주는 것이 가장 좋다”고 조언했다.
◇반드시 해야 VS 절대 하지 말아야
포경수술은 선택사항이다. 게다가 꼭 어릴 때 할 필요도 없다. 하지만 포경수술을 반드시 해야만 하는 경우가 있다. 음경을 둘러싼 포피가 너무 꽉 조이고 있어 음경발육에 영향을 주거나 발기를 어렵게 해 성관계에 지장을 줄 때 즉 ‘진성포경’일 경우 포경수술은 필수적이다. 포피가 조이면 귀두와 포피사이에 세균이 번식해 염증이 생길 수도 있기 때문. 또 이것이 발전되면 음경암을 유발하고 배우자가 자궁경부암에 걸리게 할 위험성도 있다. 소아의 경우에는 포피가 짧아 음경의 발육에 지장을 줄 때다. 또 포피끝의 열린 부분이 너무 좁아서 오줌을 누는데 영향을 끼치거나 오줌이 바늘처럼 가늘게 나오는 경우,음경의 귀두와 포피 사이에 염증이 생기는 귀두포피염이 자주 발생할 때도 포경수술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포경수술을 절대해서는 안되는 사람도 있다. 외요도구가 정상인과 달리 아랫면 뒤쪽에 자리잡고 있는 선천성 요도기형을 뜻하는 ‘요도하열’이 바로 그것. 요도하열인 사람은 수술시 음경포피를 이용해야 하는데 이런 선천성 이상을 인지하지 못하고 포경수술을 감행하면 나중에 요도성형시 피부가 부족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최근 트렌드는 미세포피 박리술
요즘 포피를 완전 절개하는 방법은 음경의 크기가 작아져 보인다는 이유로 거의 사용하지 않고 최대한 점막을 얇게 제거시키는 미세포피박리술이 많이 쓰인다. 최근 시행되는 레이저 시술법은 메스 대신 레이저를 통해 포피의 세포를 태워 절개함으로써 출혈과 통증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비용이 비싸고 수술부위가 미세포피박리술에 비해 비교적 늦게 아문다. 수술후에는 간혹 외요도구 협착증이나 포경 재발생 등의 합병증이 생길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이경옥기자 gyoungmin@